13돌 맞는 오사카·전북 노동자 교류모임, 이번엔 평화만들기 초점


지난 90년부터 지속돼온 오사카·전북 노동자 교류가 점점 끓어오르는 동북아 평화위기 상황을 반영한 듯 이번엔 평화만들기에 대해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오사카 전(全)항만 노동조합과 민주노총전북본부가 중심이 되어 진행돼온 오사카·전북 노동자 교류모임은 90년 아세아스와니 노동자들의 투쟁을 계기로 한일 노동자들이 해마다 오사카와 전북을 오가며 서로의 상황을 공유한 지 벌써 13년째가 된다.
전항만 노조 오사카 지부장 바바 도쿠오 씨 등 5명의 일본노동자들은 29일 군산미군기지 앞 수요집회에 참여한 데 이어 민주노총군산시지부에서 '노동운동과 평화운동'이란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남 오사카 평화인권연대회의 회원 모리타 모토유키 씨는 "최근 일본 노동자에게 가장 뜨거운 감자는 유사법의 참의원 통과"라고 운을 뗐다.
일본이 외국으로부터 무력공격을 받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의 사태를 상정한 무력공격 사태 대처법안, 자위대의 무력행사와 자위대와 미군에 대한 물품과 시설, 용역의 제공, 자치단체 혹은 민간기업을 전쟁체제에 강제적으로 동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자위대법 개정안, 안전보장회의에 조언하는 '사태대처 전문위원회'를 신설하는 안전보장회의 설치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이 '유사법'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5월 15일 일본 참의원을 통과했다. 이로써 일본은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전쟁을 일으킬 경우 자연스럽게 개입하고 패권을 누릴 법적 단초를 마련했다.
오사카 지역 노조와 크고 작은 시민단체 70여개가 모여 만든 전쟁협력반대 오사카 네트웍의 가쿠 히로하치로우 씨는 "전쟁협력을 강요당하는 항만, 육상운수, 공항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유사법 반대 투쟁을 전개했으나 일본 참의원 통과를 막지 못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전항만 노조를 중심으로 한 이들 오사카 노동자들은 그동안 △일본이 전쟁을 하거나 전쟁협력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사카항 함선 입항 반대운동 △오끼나와 미군기지 철수 운동 △일미 안보강화 반대운동 등을 통해 반전평화운동을 펼쳐왔다.
전항만 노조는 1950년 한반도의 전쟁을 반대하며 군수물 하역거부로 24시간 파업을 결정한 바 있고 베트남전 때 군수물자나 미사일 군함의 하역거부 투쟁을 전개하는 등 역사적으로도 평화운동에 열심이었다.
바바 씨는 "미국이 북핵문제를 빌미삼아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양국 노동자들이 공통과제로 안고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사카 공무원 노조의 노가미 켄이치 씨는 "군산미군기지 수요집회에 참석해 한국 노동자들의 반전투쟁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고 간담회를 통해 평화를 원하는 마음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란 생각했다"며 "같은 생각으로 운동하는 사람 있다는 것을 오사카의 친구들에게 전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전북을 방문한 이들은 오는 13일 오사카에서 '동아시아 평화확립'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을 열고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동북아시아 현 정세 속에 한·일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모색할 예정이다.[김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