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택시기사 살인사건 진범논란 확산
재심청구 받아들여질 지 의문

2000년 8월에 있었던 익산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논란과 함께 당시 15세밖에 되지 않던 한 청소년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군의 어머니 김씨가 지난주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사무실에 찾아와 아들의 무죄를 호소하였다.
김씨는 "아들이 처음부터 '살인하지 않았다. 믿어달라, 엄마! 저를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했다며 최군의 무죄를 눈물로 항변했다. 최군이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곳곳에는 "어머님 제발 제 말 좀 믿어주세요. 제가 안 그랬어요"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최군은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에게도 "자신은 경찰관의 구타와 폭행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자백했으며, 이를 법정에서도 진술했으나 재판부나 심지어 국선변호인조차 믿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지 기자는 지난 13일 최군의 면회를 시도했으나 천안 소년교도소 측이 면회를 금지시켜 최군과의 사실확인이 불가능했다. 교도소 측이 조직적으로 최군과의 접촉을 막았지만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여러 증언을 토대로 최군이 수사를 받았을 당시 있었던 가혹행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예정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가출청소년이 된 최군은 당시 일하던 다방 근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증인을 자처하다 진범으로 내몰려 오로지 자백하나로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최군은 가난 때문에 변호사의 조력도 받지 못한채 재판을 받아야 했다.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도 많다. 전북경찰에 의해 최초 진범으로 지목된 최군에 대해 법원이 오로지 자백에 의지해서만 10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한데 비해 이 사건의 진범이라고 자백한 김모 씨에 대해서 최근 전주지검은 '자백이외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하고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여론이 높아지자 전북경찰청은 재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사건은 지난 99년에 있었던 삼례 나래슈퍼 할머니 살인사건 진범논란과 매우 흡사하다. 동네에서 어슬렁거리는 젊은 청년들이었던 임 모씨 등 세 명은 느닷없이 경찰에 연행되어 살인범으로 몰렸다. 부산지검에서 한 검사가 강도사건 범인의 여죄추정을 하다 삼례 나래수퍼 살인사건의 진범이라는 자백을 받아낸 것은 대법원까지 이들의 재판이 끝난 상태였다. 안타깝게도 이들에 대한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이들은 최후의 법적 구제 방편마저 잃고 만기를 다 채우고 교도소를 나서야 했다. 재심이 받아들여진다면 첫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와 경찰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지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사건과 관련하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북지부 박민수 회장은 지난 12일 "진범 용의자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최군에 대한 재심을 요청하고, 그에 대한 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박 회장은 "사건이 일어난 지 3년이 지나 살인사건의 진범을 가르는 아무런 물증이 없고 '자백'만이 존재한다"며 "이런 사건에 대한 인권문제는 항상적으로 존재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전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