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사건 힘겹게 싸운 인권활동가 서미숙 씨 '디딤돌' 수상
제8회 여성주간을 맞이해 전북여성단체연합(대표 이강실, 이하 여연)은 지난 2일 전북여성상과 여성운동 디딤돌-걸림돌을 선정해 발표했다.
전북지역 여성운동과 여성인권 향상에 힘쓴 공로로 선정된 전북여성상은 여연의 성과인권위원장 함경숙씨가 수상자로 선정됐고, 여성운동의 디딤돌로 전북평화와인권연대의 서미숙 씨, 전라북도의회 김민아 의원, 홍성각 씨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전북여성발전의 저해요인이 된 걸림돌에는 전주지방노동사무소와 강근호 군산시장, 한익수 교육위원이 선정돼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전북여성운동 디딤돌에 서미숙 씨를 선정한 데 대해 여연은 "지난 해 11월 집회 도중 발생한 성추행 사건 및 공권력으로부터 당한 폭력에 맞서 해당 기관을 상대로 싸워왔고 이는 일상 속의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뿌리 뽑기 위한 활동으로 인정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민아 전라북도의원에 대해선 "군산 대명동·개복동 화재사건으로 불거진 성매매 여성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성매매방지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확산시킨 공로가 크다"고 설명하고 홍성각 익산제일산부인과 원장은 "성폭력 피해여성의 입장에서 피해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고 여성단체의 활동에 적극적인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전북여성발전의 저해요인인 걸림돌로 선정된 전주지방노동사무소는 "공공기관으로서 집회도중 여성인권활동가에게 성추행을 행사하고도 자신의 위신과 체면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피해여성을 역고소해 명예회복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강근호 군산시장은 "군산지역의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하고 성매매 근절을 약속했으나 이에 대한 대책은커녕 오히려 유흥업소가 주택가까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속수무책의 시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어 한익수 교육위원에 대해 "부인을 상습폭행해 집행유예를 받은 한 교육위원이 아직도 사퇴하지 않고 있다"며 "가정폭력은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꼬집었다.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키는 역할을 해야할 국가기관 및 공인이 오히려 이를 침해하는 '걸림돌'로 선정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선정된 당사자들이 갖고 있는 여성인권에 대한 무책임한 자세가 큰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여성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가는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임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