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홈페이지, 관리와 통제 대상?
전북대,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홈페이지 운영 논란
'동북아 중심대학', '지역공동체대학'을 표방하는 전북대학교(총장 두재균)가 최근 학교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일반인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게시판을 없애는 등 홈페이지를 폐쇄적으로 운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인 접근까지 차단한 폐쇄적 운영
9월초, 새로 열린 전북대학교 홈페이지는 학부모와 지역 주민을 포함한 일반인은 물론이고 졸업생을 비롯한 휴학생, 시간강사에게마저 게시판 접근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었다. 아예 이전 홈페이지에서 구성원의 비판, 토론, 제안의 공간 구실을 하던 게시판들을 통합하면서 이전 게시판을 폐쇄하기도 해 "사용자의 동의 없이 수년간 이어오던 자료들을 볼 수 없게 해 숨쉬던 대학의 역사를 송두리째 없애버렸다"고 지적받고 있다.
새 게시판에 의견을 올린 이아무개 교수는 "홈페이지에 접근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 토론과 다양한 의견 표출을 봉쇄하면서 사용자를 상호작용의 대상이 아닌 일방적으로 관리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냐", "홈페이지에는 사용자인 대학의 구체와 구성원들을 일방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운영 방침이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대학, 지역민과 교류 속에서 발전해야
홈페이지 개편에 대한 비난 의견이 분출하자 전북대학교 홍보부는 공지를 통해 "2차의 홈페이지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서 결정한 바이고 홈페이지 개편에 대한 사전 공지를 했었다"며 "홈페이지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북대학교 유제호(불어불문학) 교수는 "대학 구성원들이 쏟아내고 있는 문제제기에 대해 담당 부서가 진솔한 자기반성 없이 사후변명과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홈페이지 운영위원회의 위원 명단 공개, 홈페이지 데이터 유실 등에 대한 책임있는 해명" 등을 촉구했다.
이어 유 교수는 "지역공동체대학을 추구한다면 홈페이지에서도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그대로 보여주면서 게시판을 더욱 활성화해야 하고,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 속에서 대학의 발전을 모색해야 하는데 아예 접근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며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 잘못된 정책을 이대로 정착시키지 않기 위해 대학 구성원들이 다각적으로 문제제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