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시대에 희망찾기
- 8회 전주인권영화제, 6일부터 사흘간 전북대에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악질적인 손해배상 소송 가압류, 이라크 민중에 대한 한미 학살동맹, 37년만에 고국을 찾은 송두율 교수를 집어삼킨 공안세력과 국가보안법, ….
유례없는 일상적 폭력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과연 희망은 있는가? 올해 여덟 번째를 맞은 전주인권영화제가 던지는 물음이다. 영화제 첫날 개막식 때 선보일 슬라이드 '폭력의 시대 …우리들의 희망'은 올 한 해 전북지역에서 인권을 부르짖은 일련의 정치적 투쟁들을 담았다.

폭력의 시대, 희망은 …
개막식에 이어 상영될 개막작은 세 명의 장애여성이 장애인이자 여성으로서 겪는 이중적 편견과 억압에 맞서 싸우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거북이 시스터즈>다. '희망' 슬라이드와 <거북이 시스터즈>를 통해 영화제는 '탄압받는 사람들 자신의 힘'이 곧 희망임을 보여준다. 폐막작인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도 그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여러가지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감옥에 다녀왔거나 아직도 저항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을 포함해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2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폐막작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 상영 뒤에는 감독과 병역거부자, 관객의 대화 자리가 마련된다. 기지촌 여성의 삶을 그린 기록영화 <나와 부엉이> 상영 뒤에는 기지촌여성지원센터 '두레방' 활동가와 관객의 대화도 마련된다.
지난 96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치러진 전주인권영화제는 9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그에 저항하는 세계 민중들의 영상, 그리고 국내 노동자 민중의 절망적인 상황과 투쟁을 담은 영상들을 점점 더 많이 내보냈다. 세계적으로 경제·사회적 권리들이 침해당해온 지난 8년 동안의 역사를 반영한 것이다. 영화제는 가장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셈이다. [문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