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무희 출연시킨 '한마음 대회', 군산시 변명일색
지난 달 30일, 군산시청(시장 강근호) 직원 단합대회인 '한마음대회'에서 러시아 여성 무희의 공연을 즐긴 사건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업무연찬과 워크샾'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군산시의 한마음대회는 행사명과는 무관하게 장기자랑, 주류 및 음식 나누기, 초청공연으로 러시아무용수의 공연 쇼가 주축을 이뤘다.
군산여성의전화 민은영(사무국장)씨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공연을 한 러시아 무용수들은 군산의 모 나이트클럽에 있는 러시아 여성들이었고 취업비자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와서 유흥업소에 유입된 여성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군산시가 벌인 이번 행사에 대해 군산여성의전화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행사가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성상품화를 조장한 결과를 낳았다"며 이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군산시에 △ 시민에 대한 공개사과 △ 집행한 예산 공개 △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군산 대명동과 개복동 화재사건으로 19명의 성매매 피해여성이 참사를 당해 전국적으로 군산이 성매매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있고, 외국인 여성들이 취업비자로 입국했다가 유흥업소로 유입당한 채 인권유린을 당하는 한국이 인신매매관련국가로 분류도어 있는 실정에서 군산시의 이번 행사는 성산업을 확장시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군산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군산시는 15일,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안에 대한 답변서를 발표했다. 답변서는 '5분 정도 진행된 공연이 여성의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여성공무원에게 성적인 모욕감을 일으킬 내용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물의가 된 공연을 사전에 점검하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변명일색의 답변서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민은영씨는 "우리가 요구했던 것은 시민들에 대한 공개사과와 집행예산 공개, 책임자 처벌, 양성평등교육 실시였지만 군산시가 보낸 것은 비판의 본질을 이해하지도 못한 변명의 답변서일 뿐"이라며 "다시 군산시에 성의있는 답변을 재차 요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군산의 대명동 일대 유흥업소가 다시 영업을 시작하면서 성매매피해여성들의 인권유린이 고개를 들고 있는 군산에서 이번 공무원들의 행사와 무사안일한 군산시의 태도는 시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임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