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현역 군인, 파병반대하며 군 복귀 거부
-- 강철민 이병, "양심에 따라 고심 끝에 최대 저항수단 선택"


현역 군인이 "양심의 자유는 군인에게도 있다"며 의무복무를 거부한 채 "이라크파병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21일, 전남의 상무대 육군보병학교 근무지원단 운전병인 강철민씨는 서울 기독교 회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파병이 철회될 때까지 농성을 하겠다"고 밝히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강씨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아무런 명분도 도덕도 없는 제2의 베트남전에 우리의 군대가 파병되어 이라크 국민들을 죽이고 또 죽어간다면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라며 군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 문제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며 6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군에 입대해 첫 휴가를 나온 강씨는 "이라크 침략 전쟁에 우리 군이 동원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고 군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인 의무복부거부를 고심 끝에 행동에 옮기기로 결심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평화인권연대를 비롯한 28개 인권단체들도 25일 "침략전쟁을 거부할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파병계획을 철회하라"며 강철민씨의 파병철회 농성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병역을 수행중인 군인신분일지라도, 전쟁범죄를 금하는 국제법의 원칙에 따라 군조직의 부당한 명령에 항거하는 행위는 반드시 보장되어야할 인권의 기본항목"이라며 "1998년 유엔 인권위원회는 결의안 77호를 통해 '복무중인 군인일지라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천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강씨의 정당한 행동에 어떠한 피해나 박해가 가해져서는 안될 것이며 정부가 파병결정을 철회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씨는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 등의 인권단체 지원을 받으며 지지자들과 함께 농성을 벌이고 있고, 농성장에서는 매일 저녁 이라크 파병반대 병역거부 강철민 지지 문화제와 촛불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임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