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민 부상부위 절반이상이 머리
----- 사실상 계엄 속 폭력경찰 잔혹진압 결과
지난 7월 이후 경찰폭력으로 부상당한 부안군민들의 절반 이상이 뇌진탕과 안면부좌상 등 얼굴과 머리를 얻어맞아 상처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핵반대부안대책위 관계자들은 전체 부상자는 500여명 정도라고 말한다. 부상당한 부안군민들 가운데 실제로 병원을 찾은 숫자는 350명 정도로 추산된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부안군내 두 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평화와인권>이 대책위를 통해 입수한 자료는 모 병원의 '핵반대집회부상자명단'으로 경찰의 폭력진압이 본격화된 지난 7월 중순부터 11월 20일까지 부상자 281명의 나이와 성별, 병명 등을 담고 있다. 다른 한 병원을 찾은 부상자들 50명 가량의 기록은 입수하지 못했다.
병원기록에 따르면 부상자 281명 가운데 안면과 머리를 부상당한 군민은 모두 130명이다. 병명 기록이 누락된 환자 36명을 뺀 245명의 절반이 넘는 53%에 해당한다. 여기에 두 군데 이상 몸에 상처를 입은 다발성타박상 환자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그 비율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추측된다. 이처럼 얼굴과 머리 부상 환자가 많은 것은 경찰의 진압이 공격적이고 잔혹성을 띠어왔기 때문이다. 이 병원을 찾은 부상자들 가운데 100명 이상이 입원치료를 받거나 지금도 받고 있는 사실도 그 점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부상자들 가운데는 60대 이상의 노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고, 10대 초반의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12살부터 18살까지 어린이·청소년 부상자 7명 가운데 6명이 뒷머리와 입 등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점은 경찰이 나이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둘렀음을 잘 드러내준다. 10대 초반의 어린이들이 경찰에게 구타당해 뒤통수와 얼굴이 찢어지는 상처(열상)를 입은 것은 경찰폭력의 잔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성 부상자들도 적지 않아 40여명이 부상자 명단에 들어있다.
자료에 따르면 부안군민들은 거의 매일같이 경찰에 맞아 병원에 실려가야 했다. 68명이 병원치료를 받은 지난 7월 22일과 역시 수십명이 부상당한 11월 17일, 19일에 부상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정부가 주민투표안을 공식 거부함으로써 부안군민들과의 대화창구를 막아버린 11월 17일 이후에는 20일 현재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많은 수의 부상자가 났다.
경찰폭력은 시위 군민들에 대한 잔혹한 집단폭력에 그치지 않고 불법적인 현수막 철거, 불법검문과 연행, 연행과정의 집단구타와 조사과정의 폭력 등 전반적인 불법행위들을 동반해왔다. 촛불집회 원천봉쇄는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엄연한 불법이다. '경찰계엄'은 단순한 수사나 과장이 아닌 부안의 구체적인 현실이었고 그 현실은 현재진행형이다.
[문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