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성폭력 가해자가 이끄는 전북 언론, 누가 누구를 감시하고 정의를 말하는가?
- 전북기자협회장의 사퇴와 협회의 전면 쇄신을 촉구한다! -
오늘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의 도덕적 파수꾼이 되어야 할 언론인들의 기구인 전북기자협회가 성폭력 가해 당사자를 수장으로 선출하는 윤리적 불감증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2018년 당시 현 협회장은 성범죄 관련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성폭력 가해자가 성범죄 정의를 논하는 기만적인 상황을 목격한 피해자는 해당 언론사에 가해자의 성추행 사실을 제보했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성폭력을 인정하는 증거 자료와 함께 이를 공론화했으나 진정한 사과와 책임은 없었으며 돌아온 것은 피해자와 조력자를 향한 2차 가해, 그리고 합의문 작성 과정에서 가해자의 법적 조치 거론으로 인한 중재 실패였습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전북 지역 언론계가 얼마나 깊은 ‘동료 카르텔’에 갇혀 있는지 그리고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한 성인지 감수성의 바닥은 어디인지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첫째, 전북기자협회장은 ‘선택적 기억’이라는 비겁한 변명 뒤에 숨지 마십시오. 협회장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31년 전의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며 사안을 과거의 해프닝으로 치부했습니다. 2018년 미투 운동 당시 본인이 가해를 인정하고 합의 과정에 임했던 사실은 무엇입니까? 기억나지 않는 일에 대해 왜 자숙의 시간을 가졌으며, 왜 합의문에 법적 조치를 운운하며 피해자를 압박했습니까? 이는 명백한 자기모순이며, 끝내 사과를 거부하는 가해자의 오만함일 뿐입니다.
둘째, 조직적 2차 가해가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이번 사안은 단지 30년 전의 과거형이 아닙니다. 2018년 당시 해당 언론사는 피해자의 제보 사실을 가해자에게 유출했고, 당사자 및 동료 기자는 지역사회에 피해자를 ‘문란한 여성’으로 낙인찍고 조력하던 활동가들마저 흠집 냈습니다. 지역 언론계 보도를 막으려 했던 정황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조직적 2차 가해는 현재까지도 협회장 및 주변인들에 의해 지속되어 왔습니다. 가해자가 협회장이 된 현실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거대한 폭력입니다.
셋째, 전북기자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무엇을 검증했습니까? 300여 명의 기자 회원은 무엇을 보고 찬성표를 던졌습니까? 해당 사실을 알고도 이렇게 찬성표를 던졌습니까? 도덕적 결함이 명백한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결과는 전북기자협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음을 보여줍니다. 2024년 전주시장 선거 기자 브로커 사건, 도의회출입기자단 청탁금지법 위반 등 내부 문제에는 침묵하던 협회가 이제는 성폭력 가해자에게 대표성이라는 면죄부까지 주었습니다. 내부 자정이 불가능하다면 외부의 강력한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넷째, 언론의 특권 뒤에 숨어 공공성을 훼손하지 마십시오. 전북기자협회는 스스로 공공성을 수행하는 단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당신들이 비판하는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30년 전 일이라 기억 안 난다”고 했다면 당신들은 그대로 펜을 꺾었겠습니까? 타인에게는 서슬 퍼런 칼날을 휘두르면서 제 식구의 허물에는 방패가 되는 행태는 지역 언론의 신뢰를 고사시키는 자해 행위입니다.
이에 우리는 전북 지역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합니다.
- 전북기자협회장은 기만적인 변명을 중단하고 즉각 사퇴하라!
- 전북기자협회는 전북 도민과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하고 쇄신하라!
- 전북기자협회는 재발 방지를 위해 선거 제도 및 후보자 검증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고, 성폭력·성희롱 등 성비위 관련 문제 또는 징계 이력이 있는 인물의 출마를 제한하는 구체적 윤리 규정을 명문화하라!
- 우리는 전북 언론이 다시 시민의 신뢰를 얻는 그날까지 ‘침묵의 카르텔’을 깨부수기 위한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26년 1월 19일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시민행동21,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익산참여연대,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폭력상담소시설협의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주시민회, 책방 토닥토닥,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플랫폼C전북모임(준)/ (12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