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정부의 기만, 국민들의 분노
지난 20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재판에서 관제병 니노경장에게 무죄가 평결됐다. 이어 진행되고 있는 운전병 마크워커병장에 대한 재판에서도 무죄 평결이 내려질 전망이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심원에서부터 재판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미군으로 구성된 미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진행되고 있어 이는 시작에서부터 불합리하게 사건이 처리될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불평등한 관계에서 나온 불평등한 판결
이 사건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오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미국, 살인을 저지른 자를 제대로 처벌하지도 못하게 하는 불평등한 한미 관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전면개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것 뿐이다.
거기에 사람을 죽이고도 기만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미국에게 자국의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까지 과잉 충성하는 경찰의 모습은 국민들을 어이없게 만든다.
21일 동두천시 미2사단 캠프 케이시 부대 앞에서 "기만적인 재판 중단, 재판권 이양,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한국의 경찰이 도를 넘은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 시위는 문정현 신부와 한상렬 목사가 삭발식까지 진행하면서 같이 모인 시위대와 함께 효순이 미선이를 두 번 죽인 미국을 규탄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떠한 무기도 갖고 있지 않았던 시위대를 향해 날카로운 방패, 곤봉을 휘둘러 댄 것은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었다. 경찰의 과도한 폭력은 결국 10여명의 시민들을 병원으로 실려가게 했고, 미국에 대한 이 나라 민중의 분노를 더 자극하고 있다.
미국의 패권은 어디까지
그런데 한국의 이런 상황에서 더 어이가 없고 분노스러운 일이 있다. 21일 미국이 한국에 전쟁 지원 요청을 해온 것이다. 미국의 오만하고 패권적인 행태와 일방적인 폭력은 비단 한국에서 뿐만이 아닌 것이다.
9.11테러 이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깡패행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현재 이라크를 대상으로 전혀 명분 없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라크 대량살상 무기 개발과 테러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단 한번의 증거제시 없이 이라크 공격을 위한 초읽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민중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사라지게 할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 그 오만하고 패권적인 일방주의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힘에 우위를 쥐고 세계의 이곳 저곳에서 사람을 죽이고, 폭력을 행하고 있는 미국은 이제 제발 그 패권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더 이상 이 나라 민중이 효순이와 미선이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세계의 모든 민중이 미국에 의한 일방적인 폭력에 목숨을 잃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